요즘 들어 자꾸 무료 사주를 찾아보게 된다

요즘 들어 자꾸 무료 사주를 찾아보게 된다

심심풀이로 시작한 사주 어플 깔기

요즘 일이 잘 안 풀려서인지, 아니면 그냥 계절을 타는 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핸드폰에 사주 앱을 몇 개 깔게 됐다. 처음에는 그냥 ‘점신’인가 뭔가 하는 유명한 걸 깔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내 하루 운세를 아침마다 알람으로 보내주니까 은근히 챙겨보게 되더라. 무료라고 해서 가볍게 시작했는데, 막상 ‘오늘의 운세’라고 하면서 재물운이니 애정운이니 점수가 뜨면 그게 또 뭐라고 기분이 오락가락한다. 솔직히 이게 통계학인지 데이터 쪼가리인지 알 게 뭐야. 그냥 누군가 내 고민을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읽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수원까지 찾아갈 기력은 없고 인터넷만 뒤적인다

친구가 예전에 수원 어디 사주 잘 보는 곳이 있다고 거긴 진짜 용하다고 칭찬을 하길래 가볼까 잠시 고민도 했다. 근데 왕복 시간 따져보고 주말에 그 먼 길을 갈 생각을 하니 벌써 피로가 몰려오더라. 복채도 보통 5만 원에서 10만 원 사이라던데, 그 돈이면 그냥 맛있는 거나 사 먹는 게 낫지 싶었다. 결국 뽐뿌 같은 커뮤니티에서 무료 운세 링크나 돌고 도는 사주 사이트를 기웃거리는 게 내 최선이었다. 천세원 같은 곳도 들어가 보고 별자리 운세도 체크해 보는데, 처녀자리인 내 운세는 맨날 비슷비슷하다. ‘조심하라’거나 ‘기회가 온다’는 식의 뻔한 말들인데도 이걸 읽고 있으면 괜히 좀 위안이 된다.

자꾸만 이상한 광고가 따라붙는 기분

어느 날은 SNS 단체 대화방에 초대받아서 무료로 사주랑 풍수를 봐준다는 사람을 만났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내 사주가 올해 재물운이 정말 좋다면서 특정 주식 앱을 설치하라고 유도하더라. 10만 원만 투자해도 대박이 난다나 뭐라나. 딱 봐도 냄새가 났지만, 혹시나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사람 심리인 것 같다. 나중에는 그 사람이 보내준 가짜 앱 화면까지 보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운세 좀 보려다가 인생이 꼬일 뻔했다는 생각에 바로 차단하고 앱을 지워버렸다. 무료라는 게 사실은 내 개인정보나 다른 걸 뜯어가려고 하는 미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서글퍼졌다.

AI가 말해주는 사주는 뭔가 다르긴 한데

최근에는 AI가 사주 풀이를 해준다는 서비스도 써봤다. 그냥 텍스트로 된 결과물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질문을 받아주니까 신기하긴 하더라. “시험 합격운이 궁금해요”라고 물어보면 그 자리에서 분석 내용을 뱉어내는데, 이게 로또 당첨 확률까지 물어봐야 할지 말지 망설여질 만큼 정교해 보였다. 그런데 정작 결과는 뻔하다.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사실 사주를 안 봐도 알 수 있는 그런 말들. 결국 내가 듣고 싶었던 건 ‘너는 무조건 합격해’라는 확답이었던 것 같다. 이런 건 990원 정도 소액 결제를 해야 상세 내용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결제하고 나면 왠지 모를 허탈함이 더 크다.

헛짓거리인 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이유

사실 사주가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이사할 때 자시생이니 뭐니 따지는 것도, 태어난 시간을 정확히 모르면 아무 소용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헛짓거리 같았다. 2월 8일에서 9일로 넘어가는 그 짧은 시간의 차이가 내 미래를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아침에도 나는 출근길에 별자리 운세를 확인하고 말았다. 당장 내일 일이 불안하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쌓여 있어서 그런가 보다. 뭐라도 의지할 구석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좀 덜 찾아봐야지 생각하면서도, 내일 아침이 되면 또 알람을 기다릴 것 같다. 이게 다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댓글 3
  • 핸드폰 앱에서 운세 보는 게 오히려 불안감을 더 키우는 것 같아요. 데이터 분석 같은 건 기대도 안 하고 그냥 잠깐의 위로처럼 생각하는 게 좋겠어요.

  • 점신 앱에서 점수 보면서 순간 허우적거리는 거, 나도 비슷한 경험 있는데.

  • 텍스트 분석 결과가 좀 더 세분화된 답변을 주니까,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결국 같은 말만 반복하는 느낌은 어쩔 수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