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 무료 타로를 보다가 직접 카드를 사고 싶어졌던 날
처음에는 그냥 심심풀이였다. 일하다가 집중이 안 되거나 밤에 잠이 안 올 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무료 타로 사이트를 들락거리거나 유튜브에서 연애운이나 재물운 같은 걸 검색해서 보곤 했다. 화면 너머로 타로 마스터들이 화려하게 카드를 펼치며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는 걸 보면서, ‘나도 저 카드가 무슨 뜻인지 대충 알면 친구들이랑 술 마실 때 재밌게 써먹을 수 있겠다’ 하는 가벼운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홀린 듯이 인터넷으로 타로카드를 검색했고, 초보자가 가장 많이 쓴다는 유니버셜 웨이트 덱을 샀다. 카드와 얇은 해설서가 세트로 된 것이었는데 가격은 배송비까지 해서 2만 원대 초반이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얇은 종이 쪼가리 같은 매뉴얼을 읽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키워드 몇 개 덩그러니 적혀 있는 설명으로는 도무지 카드의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카드는 예쁜데 정작 내가 펼쳐놓고 보면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리산의 타로책을 읽으면서 느낀 독학의 한계와 복잡함
결국 제대로 된 책을 사서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인터넷 서점과 관련 커뮤니티를 뒤적거렸다. 타로 입문자들이 많이 읽는다는 리산의 타로책을 추천받아 구입했다. 책값까지 더하니 타로를 시작하는 데만 벌써 4만 5천 원 정도의 지출이 생겼다. 책을 펼쳐보니 카드 한 장 한 장에 담긴 상징과 색채, 신화적 배경이 생각보다 훨씬 빼곡하게 설명되어 있었다. 확실히 카드 살 때 들어있던 매뉴얼보다는 읽을거리가 많았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기둥의 색깔이나 인물의 옷자락 방향 하나에도 다 숨은 뜻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알게 된 지식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예를 들어 컵 카드가 감정을 나타낸다고는 하는데, 실제 상황에서 이걸 긍정적으로 해석해야 할지 부정적으로 해석해야 할지 기준이 서지 않았다. 책장을 덮고 혼자 카드를 섞으면 그냥 다시 예쁜 그림 카드로 돌아가 버릴 뿐이었다. 방바닥에 카드를 쭉 펼쳐놓고 끙끙대다 보니 혼자 책만 보고 깨치는 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타로 강좌에 덜컥 등록해 버린 일
인터넷으로 공부하는 것도 한계가 느껴져 결국 오프라인 강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다 집에서 지하철로 갈 수 있는 서울교대 평생교육원에서 마침 타로 관련 겨울 특강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직장을 다니고 있어서 시간표를 맞추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주 1회 화요일 저녁 7시부터 9시 반까지 진행되는 수업이 있어서 겨우 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 기간은 총 8주 과정이었고 수강료는 20만 원 중반대였다. 취미치고는 적지 않은 돈이라 며칠 고민을 했지만, 혼자 책 붙잡고 시간 낭비하는 것보다 낫겠지 싶어 카드를 긁었다. 지하철 2호선 교대역 13번 출구로 나와 골목길을 따라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평생교육원 건물은 갈 때마다 묘하게 긴장감을 주었다. 강의실에 들어가 보니 대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수강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서 신기하기도 했다.
메이저 카드만 겨우 외웠는데 실전 리딩에서 막히던 순간들
수업은 책에서 보던 이론 설명과 직접 카드를 섞어 리딩을 해보는 실습이 병행되었다. 강사님이 카드를 펼치고 옆에 앉은 수강생과 짝을 지어 서로의 운세를 봐주라고 하는데, 그 시간이 정말 땀이 뻘뻘 나는 곤욕스러운 시간이었다. 혼자 방구석에서 유튜브 무료 타로를 보거나 인터넷 타로를 클릭할 때는 컴퓨터가 알아서 다 해석해 주니까 쉬워 보였는데, 막상 내 앞에 앉은 사람의 고민을 직접 듣고 카드를 읽어주려니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이 카드는 광대 카드인데요, 그러니까 자유로운 영혼이라서…” 하고 운을 뗀 뒤 다음 문장이 생각나지 않아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마다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다른 사람들은 벌써 그럴싸한 해석을 덧붙여가며 막힘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은데, 나만 여전히 메이저 카드 22장의 기본 단어들을 머릿속으로 쥐어짜 내기 바빴다. 게다가 마이너 카드 56장까지 진도가 넘어가면서부터는 외워야 할 카드 상징이 너무 많아 머릿속이 완전히 뒤엉켜버렸다.
결국 자격증은 포기하고 그냥 가방 구석에 방치된 타로 주머니
8주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게 종강일이 다가왔다. 같이 수업을 듣던 몇몇 분들은 타로 자격증 시험을 준비한다거나 실제 부업으로 타로를 볼 계획을 세우며 바쁘게 움직였지만,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남들은 타로를 배우면 인생의 흐름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나는 당장 내일 퇴근하고 뭘 먹을지 결정하는 것도 어려워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지금도 내 방 서랍 구석에는 그때 쓰던 파란색 벨벳 타로 주머니가 굴러다닌다. 간혹 집에 놀러 온 친구들이 내가 타로를 배웠다는 걸 기억하고 “재미로 연애운이나 한번 봐달라”고 조를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슬그머니 카드를 꺼내 셔플을 하긴 하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몰래 카드의 세부 의미를 검색해보고 나서야 띄엄띄엄 말을 얹곤 한다. 배운 게 아예 쓸모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어디 가서 타로를 볼 줄 안다고 당당하게 말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남아있다.
56장까지 다 외우려다 진짜 힘들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저는 카드를 오래 봐도 계속 새로운 뜻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카드 그림만 보고 친구랑 놀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거 같네요. 좀 더 깊이 파고들려고 보니, 해석 자체가 어려워지는 느낌이 비슷할 것 같아요.
카드를 처음 펼쳤을 때, 영상에서 보는 것만큼 직관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웠던 점이 느껴졌어요. 설명서도 짧아서 더 답답하더라구요.
유튜브 영상 보면서 공감했어요. 처음엔 재미로 시작했는데, 카드의 의미를 파악하려 하니까 오히려 머리가 복잡해지더라구요.